✍ 출근 후 10분, 나를 지키는 필사 습관
하루 24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지만, 그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삶의 온도는 달라집니다. 특히 바쁘고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나를 위한 시간’을 의식적으로 만들어내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저는 그 시간을 출근 직후의 10분으로 정했습니다. 바로, 책을 읽고 ‘필사’를 하는 시간입니다.
요즘 저는 아침필사책으로 박경리 작가의 『토지 8권』을 읽고 있습니다. 매일 아침 사무실 책상에 앉자마자, 성경필사를 한 뒤 커피 한 잔을 옆에 두고 책을 펼칩니다. 그리고 마음에 들어오는 문장을 천천히, 또박또박 옮겨 적습니다. 속도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필사의 목적은 ‘빨리 쓰는 것’이 아니라 ‘깊이 새기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 왜 출근 후 10분인가요?
출근 후 업무를 시작하기 전, 딱 10분 정도의 시간은 마음이 아직 덜 분주할 때입니다. 이 짧은 시간은 하루를 준비하는 예열 타임이기도 하죠. 그리고 퇴근후에는 여러가지 변수들이 있기때문에 변함없는 시간, 출근 후 업무가 시작되기 전까지의 고정시간을 이용해요. 저는 그 틈새시간을 이용해 책 속 문장을 베껴 쓰는 루틴을 만들었고, 이 습관은 어느새 아침을 정돈해주는 고요한 의식처럼 자리 잡았습니다.
사실 저도 처음엔 "바쁜 아침에 과연 가능할까?"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먼 출근길때문에 오히려 교통체증을 피해 오히려 출근을 빨리하게 되고, 그럼 남은 시간을 잘 활용해보자싶어서 시작했어요. 처음부터 많이 하지 않아도 돼요. 저도 매일 1~2문장이라도 필사하겠다는 소박한 다짐으로 시작했고, 그렇게 하루하루 쌓이다 보니 어느새 한 권의 책을 천천히 읽고 옮기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지만, 손으로 문장을 따라 쓰는 행위는 생각보다 더 큰 집중과 정서를 동반합니다. 그것은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 나를 고정시키는 연습이었습니다.
📚 독서와 필사의 힘
『토지』라는 대하소설은 한 번에 술술 읽히는 책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만큼 깊은 울림이 있고, 필사를 통해 마주하는 문장은 매번 새롭고 다르게 다가옵니다.
필사를 하며 저는 깨달았습니다. 중요한 건 빠르게 읽고 많이 쓰는 것이 아니라, ‘끊지 않고 계속하는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이 루틴은 단지 책을 베껴 쓰는 시간이 아니라, 아침마다 나에게 보내는 작은 응원이고, 바쁜 하루에도 내가 나를 잃지 않기 위한 고요한 저항이기도 합니다.
⏰ 틈새시간을 내 것으로 만드는 법
- 자리를 만들기
사무실에 도착하자마자 책과 노트를 꺼내 놓습니다. 이것만으로도 ‘필사의 준비’는 완료됩니다. - 시간을 정하기
하루 중 아무 때나 하는 것보다, 일정한 시간(예: 오전 8시 10분~30분)에 하기로 정하면 습관화가 훨씬 쉬워집니다. - 욕심내지 않기
“매일 한 쪽씩만 쓰자”는 식의 가벼운 목표를 세워야 부담 없이 지속할 수 있습니다.
☕ 출근 후 나를 위한 첫 문장
매일 아침,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내가 붙잡고 있는 한 문장이 있습니다. 그 문장을 옮겨 적으며 저는 오늘도 다시 한 번 나를 중심에 두는 연습을 합니다.
속도가 느려도 괜찮습니다. 조금 더디면 어떤가요. 중요한 건 매일 멈추지 않고 걷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책 한 권이 완독되기까지, 노트 한 권이 채워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립니다. 하지만 그 시간을 매일 내 삶에 불러오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충분히 잘해내고 있는 겁니다.
아침의 10분, 당신도 한번 채워보세요. 그 짧은 습관이 하루를 바꾸고, 삶을 지탱하는 큰 힘이 되어줄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