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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블로그7

『토지』8권 필사, 월선이를 보내면서 조용히 울고 말았다 『토지』 8권을 필사가 막바지에 이르던 밤, 나는 필사하다 말고 한참을 멈춰 있어야 했다. 그 장면을 쓰는 내내 마음이 무너졌고, 문장을 따라 쓰면서 결국 눈물을 쏟고 말았다. 월선이. 그녀의 마지막이, 그녀의 기다림이, 그녀의 사랑이 너무도 가슴 아팠다.책을 읽을 때도 마음이 아팠지만, 필사는 다르다. 문장 하나하나를 손으로 옮기는 동안, 나는 그 인물의 마음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이번 권에서 가장 오래 머물렀던 장면은 월선이의 죽음, 그리고 용이와의 마지막이었다. 그녀는 용이가 도착할 때까지 눈을 감지 않았다. 끝까지 기다린 것이다. 끝까지 사랑한 것이다.인물로 읽는 『토지』 – 월선이라는 존재월선이는 『토지』의 많은 인물들 중에서도 유난히 조용한 사람이었다. 누구보다 상처받은 과거를 지녔지만, 드러.. 2025. 5. 29.
소설이 어렵다면, 필사로 시작해보세요 – 은희경 작가의 『새의 선물』로 만난 문장의 깊이 📚 소설이 어렵다면, 필사부터 시작해보세요 – 소설은 마음의 문을 열어주는 문학이다. 하지만 그 문을 여는 일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생각해보면 나 역시 한때는 소설을 어려워했다. 사건은 천천히 흘러가고, 문장은 함축되어 있으며, 말하고자 하는 바가 쉽게 드러나지 않으니 몇 페이지를 넘기기도 전에 손을 놓고 싶어졌다. 게다가 지금처럼 정보가 필요한 때에 소설은 무슨 소설, 하면서 하나라도 더 배워야지 라는 생각으로 자기계발서와 정보서 위주로 읽었던 때가 분명 있었다. 하지만 ‘필사’를 시작하면서 그런 마음은 조금씩 달라졌다. 그리고 그 변화의 시작엔 은희경 작가의 『새의 선물』이 있었다.『새의 선물』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소설이다. 15살 소녀 진희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이 이야기는, 단순한 성장소.. 2025. 5. 22.
김훈 『연필로 쓰기』 – 문장을 짓는다는 것, 살아낸다는 것 김훈 『연필로 쓰기』 – 문장을 짓는다는 것, 살아낸다는 것매일 글을 씁니다.짧게는 한 줄, 길게는 몇 페이지.책에서 마음에 남은 문장을 따라 적기도 하고,하루 동안 흔들렸던 감정을 일기처럼 쏟아내기도 합니다.그런데 가끔, 문장이 나를 밀어낼 때가 있습니다.아무리 써도 ‘이건 아니다’ 싶은 날,손끝에서 떨어지는 단어들이 너무 가벼워 보일 때.그럴 때 꺼내 드는 책이 있습니다.바로 김훈 작가의 『연필로 쓰기』입니다.✍️ 연필로 쓰는 사람의 고집과 겸손책 제목 그대로, 김훈은 연필로 글을 씁니다.지우개로 지울 수 있고, 쉽게 닳아 없어지는 연필.자주 깎아야 하고, 손에 힘을 줘야 하고,느린 속도로만 문장을 쓸 수 있는 도구.그는 일부러 연필을 택합니다.속도를 조절하고, 언어와 싸우고,생각보다 손이 먼저 나가.. 2025. 5. 21.
아무 문장도 마음에 들어오지 않을 때, 그럼에도 쓰세요. 오늘은 아무 문장도 마음에 들어오지 않은 날에는.어떤 날은 단어 하나, 문장 하나가 마음에 깊이 박히는 날이 있다.그 문장을 천천히 따라 쓰다보면 나도 몰랐던 감정을 마주하게 된다.그런 날의 필사는 유난히 부드럽고 따뜻하다.하지만 그와 다른 날이 있다.책장을 넘겨도, 밑줄을 친 문장을 다시 봐도,어느 하나도 마음에 들어오지 않는 그런 날.📖 마음이 비어 있는 날의 필사필사를 시작한 이후로도 종종 ‘아무것도 쓰고 싶지 않은 날’을 마주하기도 했다.책상 앞에 앉고, 평소처럼 책을 펼쳤지만 눈에 들어오는 문장은 없던 그런 날.한 줄을 억지로 골라 써보았지만, 손끝이 낯설죠.그런 날은 누구에게나 있다.마음이 텅 빈 것처럼 느껴지고,글자가 의미 없이 흘러가는 날.‘이럴 거면 굳이 써야 할까’라는 생각이 고개를 .. 2025. 5. 21.
커피 한 잔과 함께 읽는 김영하의 '단 한번의 삶' 김영하의 '단 한번의 삶' – 커피와 함께하는 인생의 깊은 사유 비오는 아침, 커피 한 잔과 함께 읽을 책을 고르다가 선택한 김영하 작가의 ‘단 한번의 삶’을 들었습니다. 지난주말 교보문고에서 이 책을 구입했는데, 읽을 때마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 울림을 주는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이 책은 단순한 에세이나 소설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과 인생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만드는 책이에요. 오늘은 이 책을 통해 느낀 점과, 그와 함께 마셨던 커피의 특별한 의미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커피와 책, 이 두 가지가 만나면 어쩐지 더 깊고 풍요로운 경험이 되는 것 같아요. 김영하 작가의 '단 한번의 삶', 삶을 다시 묻다 김영하 작가는 항상 우리가 일상 속에서 놓치기 쉬운 중요한 질문들을 던집.. 2025. 5. 16.
커피향과 함께하는 아침 필사 – 매일 쓰는 기록의 힘” 비가 오는 아침, 출근길은 유난히 조용했습니다. 차창을 따라 흘러내리는 빗방울, 흐릿하게 보이는 건물들의 윤곽, 그리고 창밖을 바라보며 시작된 오늘 하루. 바쁜 일상이 시작되기 전, 저는 잠시 숨을 고르듯 나만의 루틴을 따릅니다. 바로 커피 한 잔과 함께하는 필사 시간입니다.하루를 준비하는 첫 단계 – 성경 필사아침 일과의 첫 시작은 성경 필사입니다. 하루를 시작하는 이 짧은 시간이 제게는 큰 의미를 줍니다. 최근에는 욥기를 마무리하고 시편을 써 내려가고 있습니다. 시편은 마치 한 줄 한 줄이 노래 같고 기도 같아,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히기에 참 좋습니다. 시편을 필사하는 동안 문장 속에서 나의 감정이 드러나기도 하고, 어떤 날은 한 구절이 하루 종일 마음을 맴돌기도 하죠.이 시간이 단순한 종교적 실천.. 2025. 5.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