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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에 감성을 더하는 방법|스티커와 마스킹테이프로 꾸미는 필사 노트

by 필사의 하루 2025. 6. 7.

📓 필사에 재미를 더하는 작은 꾸밈들


필사는 단순히 따라 쓰는 행위일까요?
저에게 필사는 ‘기록을 통해 나를 정돈하는 시간’입니다.
하지만 하루하루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똑같이 펜을 들고 글을 베껴 쓰는 시간이 가끔은 지루하게 느껴질 때도 있죠. 처음에는 ‘꾸준함’이라는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했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조금 더 이 시간을 특별하게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종종 작은 즐거움을 더해봅니다.
필사에 조금의 감성을 더하는 꾸미기를 시작한 건, 어쩌면 지루하지 않게 오래도록 이 습관을 이어가기 위한 저만의 방법이었는지도 모르겠어요. 단순한 종이 위의 기록이 아니라, 나만의 책을 한 장씩 만들어가는 기분이 들게 하고 싶었거든요.


✍ 필사의 시작과 끝을 표시하는 스티커와 마스킹테이프

하얀 노트 위에 검은 펜으로만 채워진 글자들 사이에, 작고 알록달록한 스티커 하나를 붙이면 그 페이지가 전혀 다르게 보이기 시작합니다. 마치 그 페이지에 숨결이 불어넣어진 것처럼요.
저는 필사를 시작할 때 책 제목과 날짜 옆에 마스킹테이프를 붙이기도 하고, 책의 분위기나 내용에 어울리는 스티커를 중간중간 적절한 위치에 배치하기도 해요. 예를 들면 『토지』를 필사할 때는 자연의 흐름과 계절감이 느껴지는 나뭇잎이나 흙빛 톤의 스티커, 『커피 한 잔과 함께하는 에세이』 같은 책을 필사할 때는 커피 잔 일러스트나 라떼아트가 그려진 스티커를 찾아서 붙입니다.
처음에는 번거롭기도 했지만, 이제는 이 작은 장식 없이는 필사가 허전하다고 느껴질 만큼 자연스러운 습관이 되었어요.
특히 페이지마다 작은 꾸밈 요소를 다르게 구성하면서, 그날의 기분을 시각적으로 기록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아요. 마치 감정의 색깔을 붙이는 느낌이랄까요?
마스킹테이프도 그날의 분위기에 따라 골라요. 글의 톤이 부드럽고 감성적이라면 은은한 파스텔 톤, 명료하고 단단한 문장엔 딥한 네이비나 회색 계열의 테이프를 사용해요.
사랑에 관한 글귀를 필사할 땐 분홍빛이나 레터링이 있는 테이프를, 계절감 있는 시를 쓸 땐 단풍이나 눈꽃 같은 패턴을 선택하곤 하죠.
특별한 테마가 없다면 심플한 단색 마스킹테이프를 사용해 글의 내용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조화롭게 구성합니다.


📰 예쁜 종이, 영자신문 조각, 그리고 나만의 페이지


다이어리 꾸미기가 유행하면서부터 패턴 종이, 트레싱 페이퍼, 영자신문 조각처럼 다양한 소재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처음엔 일기장에만 사용하던 재료들이었는데, 필사에 적용해보니 훨씬 더 감성적인 분위기가 살아나더라고요.
감성적인 시나 산문을 필사할 땐 종종 배경으로 예쁜 종이 한 장을 덧붙여보기도 합니다.
종이의 재질이나 무늬만으로도 글의 분위기를 시각적으로 확장해주는 효과가 있거든요. 영문 필사를 할 때는 신문에서 따온 짧은 문장이나 단어를 붙여보기도 하는데, 나만의 콜라주처럼 느껴져서 무척 만족도가 높아요.
어느 날은 우연히 잡지에서 발견한 한 문장이 필사 문장보다 더 큰 울림을 주기도 했어요. 또, 종이 조각 하나가 페이지의 분위기를 완전히 바꾸기도 하죠.
이런 꾸미기 방식은 단순한 '꾸밈'을 넘어서, 필사의 감정선과 기억을 더욱 풍부하게 해주는 도구가 됩니다.


🧡 나를 위한 기록, 나만의 책처럼

완성된 필사 노트를 펼쳐보면, 단순히 따라 쓴 글자가 아니라 그날의 기분, 계절, 감정, 그리고 나의 취향까지 담긴 한 권의 책이 되어 있어요.
예쁘게 꾸며진 한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아, 이 날은 유난히 마음이 힘들었지” 혹은 “이 구절을 참 좋아했었지” 하고 기억의 조각들이 떠오르기도 해요.
이런 필사의 시간은 어느새 저만의 감정 다이어리가 되어가고 있어요.
글을 쓰는 것 이상으로, 나를 들여다보고 위로하고 정리하는 시간. 꾸며진 페이지를 다시 들여다볼 때마다 그때의 나와 재회하는 것 같아요.
꾸미기를 시작한 이후로는 필사 시간이 마치 작은 힐링의식처럼 느껴져요.
조용한 아침이나 저녁, 좋아하는 음악을 틀고 천천히 글자를 따라 쓰고, 마무리로 스티커 하나를 붙이는 그 시간이 하루 중 가장 평화롭다고 느낄 때도 있어요.
물론, 주객이 전도되면 안 되겠죠?
너무 꾸미기에만 집중하다 보면, 정작 필사라는 본질을 놓치게 될 수도 있으니까요. 저는 그런 날엔 꾸밈 없이 담백하게 기록만 남기기도 해요.
감성도 중요하지만, 균형과 조화가 필사의 지속성에 가장 큰 힘이 되어준다는 걸 경험을 통해 느꼈습니다. :)


☕ 당신의 필사는 어떤 모습인가요?

혹시 필사를 하고 계시다면, 당신의 노트는 어떤 모습인가요?
반듯한 글씨로 차분하게 기록만 하는 방식도 좋고, 저처럼 작은 스티커 하나로 마음을 표현하는 것도 좋아요.
필사의 방법은 정해져 있지 않으니까요. 중요한 건, 그 시간이 당신을 위한 시간이라는 것이에요.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필사 속에 자신만의 감성을 담아보면 어떨까요?
작은 장식 하나가 글의 무드를 바꾸고, 나의 감정을 기록하는 또 다른 언어가 될 수 있어요.
조금 더 오래, 조금 더 즐겁게 필사를 이어갈 수 있는 방법이 되어줄지도 몰라요.
당신만의 꾸미기 아이디어가 있다면 댓글이나 글로 나눠주세요.
우리 함께, 더 따뜻하고 예쁜 필사의 세계를 만들어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