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닦아내는 시간, 은희경의 『생각의 일요일들』
– 온전히 필사하고 싶은 글, 나를 들여다보게 하는 산문집
“내가 읽은 문장이 나를 만든다.”
이 문장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작가가 누구냐고 묻는다면, 저는 주저 없이 은희경이라는 이름을 꺼낼 거예요. 『새의 선물』을 처음 읽었을 때의 충격은 지금도 생생합니다. 나의 말로는 아직 표현하지 못한 감정들을 소설 속 소녀가 먼저 알고 있었거든요. 그 이후로 저는 은희경 작가의 책을 계속 따라 읽게 되었고, 어느 순간부터는 따라 쓰게 되었습니다.
오늘 소개할 책은 은희경 작가의 산문집 『생각의 일요일들』입니다. 제목부터 느껴지는 ‘일요일’의 사유적이고 조용한 느낌처럼, 이 책은 바쁜 일상 속에서도 잠시 멈춰 생각하게 만드는 문장들로 가득해요. 무엇보다 이 책은 부분 필사로는 부족합니다. 저는 이 책을 읽고 “은희경 작가의 글은 전문 필사가 필요한 글이다”라고 확신하게 되었어요.
일상과 감정 사이의 정교한 균형
책은 총 4부로 나뉘며, 작가의 내밀한 생각, 책과 여행에 대한 태도, 관계를 바라보는 시선 등 다양한 주제를 담고 있어요. 가령 이런 문장을 보면, 문득 나 자신을 되돌아보게 됩니다.
“나는 어떤 나로 살고 있는가, 나는 진짜 내 마음에 귀 기울이고 있는가.”
이런 문장 앞에서는 나도 모르게 손이 멈춥니다. 나라는 사람의 중심을, 말없이 되묻게 만드는 힘. 그게 은희경 산문이 가진 힘이죠. 은희경 작가의 문장은 고요하지만 예리하고, 따뜻하지만 냉철합니다. 사람에 대한 깊은 이해가 느껴지지만 결코 감정에 휩쓸리진 않아요. 그 거리감이 주는 사려 깊은 성찰이야말로, 이 책이 주는 가장 큰 매력입니다.
더불어 작가의 문체는 어떤 특정한 메시지를 강요하지 않아요. 그 대신 독자가 각자의 방식으로 해석하고 받아들이도록 여지를 남겨둡니다. 이런 산문은 읽는 사람에게 ‘생각의 공간’을 제공합니다. 그리고 그 공간을 천천히 채워가는 시간이, 요즘 같은 바쁜 일상 속에서는 오히려 더 귀하게 느껴집니다.
왜 전문 필사여야 할까?
매일 아침, 저는 책을 필사하는 루틴을 가지고 있어요. 그런데 어떤 책은 한두 문장만 따라 써도 충분한 반면, 어떤 책은 도무지 몇 줄로는 부족하더라고요. 『생각의 일요일들』은 후자에 속합니다.
이 책은 문장 전체의 흐름을 따라가야 진짜 의미를 이해할 수 있어요. 하나하나의 문장이 예쁘기도 하지만, 그것들이 모여 만들어내는 정서의 흐름은 부분 필사로는 놓치기 쉽거든요. 그래서 저는 이 책은 꼭 전문 필사로 읽고 써보시길 추천드려요.
글을 따라 쓰다 보면 문장을 넘어, 작가가 그 글을 쓸 당시의 마음 상태나 삶의 결을 상상하게 됩니다. 필사는 단순히 좋은 문장을 옮겨 적는 행위가 아니라, 그것을 내 몸과 마음으로 느끼고 스며들게 하는 과정이니까요. 은희경 작가의 글은 그런 필사의 깊이를 견뎌내기에 충분합니다.
한 페이지, 한 문단, 한 문장을 온전히 내 속도로 베껴 써보세요. 그 속에서 자연스럽게 나 자신의 생각도 정리되고, 일상에서 놓치고 있던 감정들이 하나씩 떠오릅니다. 그건 필사를 해본 사람만이 아는 특별한 경험입니다.
은희경이라는 이름에 대한 애정
『새의 선물』이라는 소설에서 처음 만난 은희경 작가는, 이제 저에게 단순히 좋아하는 작가가 아닙니다. 그의 문장을 따라 써보며, 저는 저를 돌아보게 되었고 언어로 삶을 정리하는 법을 배웠어요. 이제는 산문에서도 그 애정이 더 깊어졌습니다.
그의 글을 읽을 때마다, ‘나도 이렇게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말을 아끼되 정확하게 감정을 전달하는 능력, 군더더기 없이 단단하게 쌓인 문장들. 그 모든 것이 오랜 시간 글을 써온 사람의 내공이 느껴지는 부분이에요. 그래서 저는 그의 책을 ‘읽는 책’이 아니라 ‘쓰는 책’으로 마주하고 싶었습니다.
『생각의 일요일들』은 그런 면에서 단순히 ‘읽는 책’이 아닌, ‘쓰는 책’입니다. 필사를 통해 이 책을 나만의 책으로 만들어보세요. 아마 여러분의 생각도 조금씩 단정해질 거예요.
** 소설이 어렵다면, 필사로 시작해보세요 – 은희경 작가의 『새의 선물』로 만난 문장의 깊이
📚 함께 읽으면 좋은 은희경 작가의 책
- 📖 『생각의 일요일들』 – 조용한 문장으로 마음을 닦는 산문집
- 📖 『새의 선물』 – 자전적 성장과 감정의 본질을 꿰뚫는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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